토레스,루니 맞대결 무승부 1골씩 기록

토레스 ‘장군’, 루니 ‘멍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두 공격수의 맞대결을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승부다. 각각 1골씩을 넣었다는 점에서도 그랬지만, 두 선수 모두 팀의 승패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방은 토레스가 날렸다. 토레스는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하며 ‘재림’을 알렸다. 지난 16일 열린 포츠머스와의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에서 2골 2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던 토레스는 전반 초반부터 아름다운 헤딩 슈팅으로 맨유의 골망을 흔들었다.

토레스는 전반 5분 캐릭의 패스를 차단해 힐패스로 제라드에게 연결했는데, 제라드가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오른쪽 측면으로 쇄도하는 쿠이트에게 패스했고 쿠이트는 지체 없이 토레스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네빌과 페르디난드 사이에서 위치를 잡은 토레스는 그야말로 돌고래처럼 솟구쳐 맨유의 골키퍼 판 데 사르의 손이 닿을 수 없는 위치로 멋진 헤딩 슈팅을 성공시켰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뺏어내는 집중력과 볼은 뺏은 뒤 상대 페널티박스로 진입하는 기민함 여기에 완벽한 헤딩 슈팅까지, 3박자가 어우러진 실로 득점 장면이었다.

루니는 0-1로 뒤진 전반 11분 발렌시아가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동점으로 이끌어내야 할 순간이었고 그만큼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루니의 페널티킥이 리버풀 레이나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동점 기회가 무산되는가 싶었지만, 루니는 레이나 골키퍼가 쳐낸 볼이 자신에게 다시 오자 침착하게 리바운드 슈팅을 기록하며 끝내 리버풀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초반부터 1골씩을 주고받은 두 선수는 아쉽게도 더 이상의 골 맛을 보지 못했다. 상대의 수비가 워낙 강했던 탓도 있지만 1-1의 균형을 깨려고 덤비기가 두려웠던 두 팀 모두 극도로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펼친 까닭이었다.

비록 팀의 승리를 결정짓지 못했지만 1골씩을 넣으며 이름값을 한 토레스와 루니, 오는 6월 개막하는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격돌할지도 모를 두 선수의 맞대결은 이번 맨유와 리버풀전을 감상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